강일원 헌법재판관의 부드러우면서도 논리정연하고 단호한 모습이 연일 화제다. 16일 있었던 변론에서 증인으로 소환된 정동춘 전 K스포츠 재단 이사장에게 ‘일관성이 없습니다’라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정동춘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K스포츠 재단이 청와대 혹은 문체부에서 진행하는 정부사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안종범과 같은 사람이 재단에 관여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있었다고. 그런데 최순실은? 안종범의 지시는 청와대의 의견이고 최순실의 지시는 그 밖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다면, 결국 청와대와 최순실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음을 입증하기도 한다. 물론 재단 사업에 ‘대체 왜 최순실이 입김을 넣는가?’라는 입장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말 할 수는 있지만, 박근혜와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최순실의 독단적인 범행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물론 고영태에게 책임을 넘기려는 박대통령 변호인단의 주장을 꺾어 버리는 일침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전체 탄핵 재판 내용을 들어봐야 정확하다. 그러나 이 부분만을 떼어 놓고 보면 정동춘에 대한 심문이 탄핵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미지수다. 탄핵재판의 핵심은 청구인의 주장대로 박근혜가 정말 4가지 분야에 대해서 부적절했고, 이로써 대통령직을 파면해야 할지를 다루고 있는 것이기에 최순실과 박근혜를 떼어 놓아서는 안 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헌법재판관들의 소신있는 결단을 주목해 보자. /사람ing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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