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도 블랙리스트에 개입했다. 추명호는 도대체 누구인가?

블랙리스트의 실체 자체에 대해서 부정하는 사람은 이제 없다. 박대통령 조차 ‘그런거 없다’가 아닌 ‘나는 모른다’라고 말한다. 특검에서는 청와대에서 만들어서 문체부로 내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런데 국정원은 갑자기 왜 등장하는가?

IO(정보관)들이 각 정부 부처에서 특이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문체부와 함께, 혹은 문체부의 자료를 바탕으로 조율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의혹이 아니라 특검에서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통해 국정원 직원과 문체부 직원의 연락사실을 확보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일전에 세계일보 사장이 국회청문회에서 대법원장 동향 건을 폭로했다. 그러나 이것이 국정원에서 만든 것이라 지목을 했지만,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이는 미행, 계좌추적 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동향정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블랙리스트는 수준이 다르다. 문체부 직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상사의 지시로 정보를 국정원 직원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블랙리스트 작성 시기는 이병기 전 비서실장 말년 때부터 이어져 내려오는데, 이병기 전 비서실장은 정권핵심부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일을 도맡아서 했을 리가 없다. 그는 실제로 특검에 나와서 소상히 밝힐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정원에 독자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부서가 있는가?

참여정부 때 국정원의 불법도청으로 삼성X파일이 터졌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DJ정부 때도 그러한 사실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그래서 당시 국정원장 임동원, 신건 두 사람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자신들은 철저히 그러한 행동을 근절하라고 지시했으나, 국내파트의 일부조직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병기 역시 이러한 입장이라고 한다.

주목할 사람은 추명호 전 국장. 이 사람은 박원순 제압문건을 만들어서 이명박 정부 때 이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가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 들어가고, 민정수석실에 파견 행정관으로 들어가고 이후 국정원으로 복귀해서 국내파트의 ‘우병우 사단’으로 들어가게 된다. 국정원에 있으면서 우병우와 청와대 삼인방과 직통으로 이어져 있다는 소문이 알려졌다. 이 사람이 핵심적인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 사람ing 크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