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를 좋아한다. 그가 가진 정치적 신념, 특히 민주주의에 그의 소신은 오랜 고민과 삶을 통해 얻게 된 것. 안희정이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는 값싸게 나온 구호가 아니라 믿는다.
도지사로서 좋은 행정력, 평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도가 오르지 않기에 조바심이 날만하다. 안희정이 이재명을 유독 신경쓰고 공격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한 내용을 가지고 이재명이 반문연대를 조장한다고 비판했을 때는 실망스럽다 못해 배신감까지 들었다. 인터뷰 내용만 확인했더라도 이재명이 반문연대를 이야기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반문연대는 그야 말로 박지원같은 부류들이 만들어낸 마타도어 아닌가. 안희정이 그런 프레임으로 경선의 라이벌을 공격하는 것은 그가 철저한 민주주의를 신념으로 가지고 있는 지 의심하게 된다.
대선출마선언. 대학로 소극장을 빌려 지지자들 앞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최근 본 안희정의 모습 중 제일 세련됐다. 안희정 답지 않게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점도 눈에 뛰었다. 출마의 변도 행정력 있는 도지사답게 지금 요구되는 국내, 국외 문제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들을 파악하고 그 문제들을 피해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노태우부터 박근혜까지 앞서 있던 정부들의 좋은 정책들을 수용하고 이어가겠단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들에게서 수용할 정책들을 나열한다. "이명박의 녹색성장", "박근혜의 창조경제". 잘못들었나 싶었다. '녹색'과 '창조'라는 단어가 좋긴 하다. 그러나 그 앞에 '이명박'과 '박근혜'가 수식되는 순간 '녹색'은 죽음이 되고, '창조'는 말살이 된다. 이명박의 녹색성장과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수용이 아닌 청산하고 비판할 구호 아닌가? 물론 안희정이 왜 그랬는지 모르는 바 아니다. 야당이 약세인 충남에서 도지사로서 성공적인 직무를 하기 위해서는 협치가 중요했고, 협력이 중요했다. 좌우를 아우르고, 진보와 보수를 중재해는 것. 이런 경험이 안희정의 힘이지만 대선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는 한나라당 인사들이나 하는 발상이 안희정의 입에서 나온 것도 이런 연유일테다. 복지가 공짜밥이라는 조롱은 오세훈 같은 것들이나 하는 말이다. 갑자기 안희정과 오세훈이 오버랩되는 순간.
[약탈적 금융사회]의 저자이기도 한 제윤경 의원의 비판은 잘 수용하길 바란다. 안희정 지사의 입에서 어느 날 갑자기 '도덕적 해이'까지 들먹여 질까봐 걱정이다. 제발 그러시지 않기를. / 사람ing 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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