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금) 장하준 교수가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했다. 반기문과 연관된 기사가 나오길래 궁금했던 차였다. 장하준 교수는 이와 관련해서 전혀 이야기 된 것도 없고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내에서도 잘알려진 장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 [사다리 걷어차기]는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에게도 매우 재밌게 읽혔던 책들이다.
특히 장 교수의 저서에서 정치적 개입이 배제된 경제적 관점에서 박정희의 보호무역 정책을 칭찬하면서 왜 지금의 보수정권이 박정희의 경제정책을 따르지 않냐고 비판하는 점이 충격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대부분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사람들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승만-박정희-이명박-박근혜를 한 가지 선상에서 바라본다. 이런 관점에서 이승만을 비판하면서 박정희를 긍정하거나, 박정희를 비판하면서 이명박을 긍정하는 구조는 매우 낯설다. 어느 순간부터 고착된 정치적 대결 프레임일지 모른다. 저들의 대척점에는 김구-김대중-노무현이 있을게다. 이런 고착화된 프레임 속에서 장하준 교수의 책은 너무나도 단순한 논리였지만 반론을 펴기 어려웠던 책이었다.
이번에 장하준 교수가 김어준과 인터뷰를 하면서 특히 주목된 부분은 삼성과 국민연금의 유착관계에 대한 입장이었다. 모두 알다 시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면서 삼성을 도와준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손해는 국민이 보고 이익은 삼성이 챙겼다. 물론 삼성은 그 댓가로 최순실에게 '좋은 말'도 사주고 이것 저것 수백억 가량 챙겨줬다고. 이 사건을 알게되면서 삼성과 국민연금의 밀착 그 자체가 부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낸다. 만약 국민연금이 도우지 않았다면 오히려 외국계 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했을텐데 이런 면에서 국민연금이 삼성을 도운 것은 잘한 거란다. 헉. 처음듣는 말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국내기업인 삼성을 도운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연금의 도움이 절실한 삼성에게 국민연금이 제대로된 조건을 걸지 못한게 잘못이란다. 정유라에게 말을 사줄 것이 아니라 한국의 1등 기업으로서 한국사회, 국민들에게 어떻게 그 이익을 돌려주고, 혜택을 줄 것인지 그 내용을 조건으로 달아야 했다는 것. 지배구조 개선이나 엄청난 일자리 창출, 삼성에게 받아야 했을 많은 것들을 받지 못하고 요구하지 못한게 잘못이란다.
국내 내수시장과 보호무역을 중시하는 장하준 교수 다운 해석이다. 그리고 그 말이 틀린 것 같지 않다.
다만 장하준 교수가 크게 간과한게 있다. 낙수효과가 왜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겠는가? 기업이 부자가 되면 그 일하는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가? 기업은 합리적이지 않고 이기적이다. 삼성도,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도 아마 국민연금의 이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행동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단 자기들 소수가 취해야 할 혜택만 보이기 때문.
정유라의 말 한 마리. 그것은 단지 수십억 가치의 한 마리 짐승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맞바꾼 박근혜의 욕망이고 이기심이다./ 사람ing 정준호
"국민연금의 문제는 삼성에게 국민들을 위한 조건을 달지 못한 것이다".삼성과 국민연금 문제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시선.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7.01.2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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