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이슈

"태극기 집회, 목욕하고 나오면 5만원, 유모차 같이 나오면 15만원". 돈으로 하는 동원정치의 정석

참으로 참담하다. 박근혜와 친반단체들 말이다. 이명박 정권의 광우병 촛불부터 지금까지 수구세력들은 항상 초불집회의 배후세력을 운운해 왔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박근혜가 정재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을 생각해 보자. 탄핵이 이미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 같다고 하지 않나. 저런게 지난 4년간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다니.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박근혜를 '우아함'과 연결짓기도 했었다. 그런데 입을 열기 시작하니 그 꼴이 말이 아니다. 평생을 공주로 살았으니 그 까다로움은 절대왕정시대의 그것에 뒤지지 않으나 근대의 시민으로서 사고와 논리에서는 그 천박함이 그대로 들어난다. 

하긴 기획자가 없진 않다. 최순실과 바로 박근혜 자신. 그 옆에서 온갖 능력으로 권력자의 개가 되어 나쁜 짓들을 합법적으로 꾸민 김기춘과 우병우 같은 것들. 이들이 모두 기획자일테다. 이들의 머리 속에서는 모든게 조작이고 동원이니 왜 촛불집회까지도 그렇게 보이지 않았겠나.

그래서인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듯 '태극기 집회'를 돈으로 동원했단다. 보통은 2만원, 노숙자들이 목욕을 하고 나오면 5만원, 젊은 여성들이 유모차를 가지고 나오면 15만원까지 준다고. 어버이 연합회원들에게는 통상 2만원을 주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6만원까지 준단다. 

참으로 나쁜 인간들이다. 결혼식때 하객도 돈을 주고 부르기도 하고, 방송국 프로그램에도 돈으로 관객을 채운다. 그러니 박근혜 시정연설때 박수좀 쳐달라고, 집회에좀 나와 달라고 돈을 써댄 것을 핑계댈 수도 있다. 물론 전혀 납득은 안되지만. 

이런 커넥션을 보면 너무나도 간단한 구조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과, 돈으로 사람을 사야 되는 사람들. 그 매개는 역지 돈.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늘어난 가계부채. 보수정권에서는 '도덕적 해이'라며 복지나 면책을 비판해아고, 수혜자들에게 부끄러움을 계속해서 주입해왔다. 이 10년을 통해 죄순실은 몇백억, 몇천억을 모았는지 모르지만 서민경제는 파탄이 났고 하루에 단돈 일 만원이라도 아쉬운 사람들이 늘어났다. 생계의 위기 앞에서 정치적 신념은 사치일 뿐이다. 

태극기 집회를 돈으로 동원했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주고 사람을 모았다'는 표면적인 사실 외에 이 사회를 병들게 한 인간들이 자기네들 살겠다고 자기들이 위기에 몰아넣은 사람들에게 돈을 주며 이젠 양심과 가치, 인간으로서 좀엄성까지 빼앗는 것처럼 느껴져서 이다. 

진태. 이런게 정치인이라고 활개를 치고 다니다니. 일본의 극단적인 우익이나 독일의 신나치주의자들을 비판할 것도 없다. 김진태 같은 것들이 하는 선동과 그 선동에 소리치는 사람들. 우리 바로 눈 앞에 일본군국주와 나치즘의 괴물이 살아 숨쉬고 있다./ 사람ing 정준호 

"태극기 집회, 목욕하고 나오면 5만원, 유모차 같이 나오면 15만원". 돈으로 하는 동원정치의 정석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7. 1.27.금]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7. 1.26.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