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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슈

황당했던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제의. 추미애는 왜 우왕좌왕 했을까?




지난 11월 12일 100만 명이 훨씬 넘는 국민들이 광화문에 모여 박근혜 하야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다음날 대통령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고 민심과 언론은 그런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웃었다. 


그리고 14일. 

더이상 대통령이 기댈 곳이 없는 순간에 추미애가 어깨를 내밀었다.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 

침몰하고 있는 배를 끄집어 올린 거다. 박영선 전대표가 장윤선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우려를 표방할만 하다. 


거센 반발에 결국 추미애는 영수회담을 취소했다. 

14일은 대통령 하야뿐 아니라 한일간에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졸속으로 처리된 날이다. 이 귀한 하루는 추미애와 민주당은 우왕좌왕했다.


추미애는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무리수를 둔 걸까? 영수회담 제의 말이다. 


갑자기 편성된 전국구에서는 청와대가 먼저 추미애에게 제안을 했을 거라 추론했다. 당대표가 된 이후 눈에 띄눈 활동이 없었고, 모든 아젠다를 박지원에게 빼앗긴 느낌이었으니 추미애도 초조해질만 하다. 


이런 추미애의 심정을 알고 청와대가 먼저 추미애에게 영수회담을 통해 대통령 하야를 끄집어 내라고 말했을 수도 있다. 만약 청와대의 제안을 거부하면 박지원이 대신 하게될거라 의심했을 수도 있다.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다. 

동료를 믿지 못하기에 어느정도 리스크는 있지만 먼저 배신을 하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범으로 오랜 시간 죄인으로 지내온 추미애다. 파파이스에 나와서 눈물도 흘렸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도 보였다. 그리고 당대표가 되었으니 정말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일거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서 민주당은 당론도 제대로 정하지 못했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비난의 화살이 추미애보다는 문재인에게 맞춰져 있는 것. 당대표는 추미애인데 말이다. 그만큼 존재감이 없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박지원이 선수를 친다면. 박지원은 그러고도 남을 정치인이다. 그러다 보니 추미애는 청와대가 던진 죄수의 딜레마에 놀아났을수 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럽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영수회담을 취소한 것은 매우 잘한 행동이다. 자신의 실수를 가리기 위해 더큰 무리수를 두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귀한 순간에 추미애가 종말로 내딛는 고집을 부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박지원은 파트너로 믿을 상대가 아닐 수있다. 그래도 제1야당의 대표로 모든 야당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상황에서 오히려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면 더이상 추미애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