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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이10

모든 것은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신화의 세계8]




[더깊이 신화] 8번째 시간. 헤파이스토스는 대장장이 신입니다. 대장장이이니 불을 다루는 신이기도 합니다. 헤스티아가 올리포스 신궁에서 지키고 있는 화롯불과는 의미가 다른데, 헤스티아의 불은 프로메테우스가 가져다가 인간에게 갖다준 불로, 인간의 문명이 가능하게 한 불입니다. 물론 여기서의 문명도 물질문명이 포함되지만 정신적인 측면이 더 강조된다고 생각됩니다. 

반면에 헤파이토스의 불은 철저하게 물질문명을 만드는 불입니다. 따뜻하고 추위를 벗어나게 하는 정도의 불이 아니라 화산폭발과 같은 불,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불입니다. 그래서 헤파이스토스가 로마로 가면 그 이름이 불카누스입니다. 불카누스에서 볼케이노[화산]가 유래된 것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주로 붉은 색으로 그려지고, 얼굴은 일그러지고, 다리도 저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아폴론과 비교하면 매우 추남입니다. 이는 그의 탄생신화와 연관이 있는데 여러 신화들이 헤파이스토스는 헤라 여신의 스스로 낳은 자식이라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차이가 나는 지점은

첫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처음에는 정상적이었는데 헤라와 제우스가 다툴 때 헤파이스토스가 헤라의 편을 들자 제우스가 어린 헤파이스토스를 걷어 차버려 하늘에서 렘노스 섬에 떨어졌다는 신화가 있습니다. 이때 얼굴이 먼저 땅에 닿아 한쪽이 일그러지고, 다리를 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렘노스 섬은 그리스 에게해 북동부에 있는 섬으로 아이손의 아르고 호 원정대 신화와 관련이 되는 장소입니다. 렘노스의 남자들이 트라키아에서 여인들을 납치해 와서 그녀들과 사랑을 나누고 자녀를 낳자 렘노스의 여인들이 모두 공모해서 남자들과 트라키아 여인들을 모두 죽여서 여인들의 왕국을 만든 장소입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둘째. 플라톤의 [에우튀프론]을 보면 헤파이스토스는 남성성의 도움없이 여자 혼자 낳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모습이기에 얼굴이 일그러지고 다리를 절었다고 하는데 가부장적인 해석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물론 헤파이스토스의 모습만 보면 여성이 스스로 낳은 신의 모습을 불완전하게 만든 것이 가부장적이고, 여성비하적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면을 보면 이런 불완전한 장애인의 모습도 올리포스의 주신이 될 수있다는 것을 신화가 보여줍니다. 보통 그리스신화의 신들은 완벽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고,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도 완벽한 신체구조의 모습으로 그린 경우가 많은데 신화속에서는 장애인에 대해서 차별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의 해석이고 어머니인 헤라 여신까지도 아들의 추한 모습이 부끄러워 눈에 뛰지 않도록 바다에 버립니다. 그 헤파이스토스를 구해주고 자신의 신궁에서 9년 동안 보살펴 준 여신이 바다의 여신 테티스입니다. 

테티스는 너무 아름다워서 제우스가 아내로 맡고 싶어했지만 프로메테우스가 예언하기를 테티스가 제우스의 아들을 낳으면 아버지를 능가할 것이란 말을 듣고 포기하고, 그녀를 인간인 펠레우스의 아내가 되게 합니다. 테니스와 펠레우스 사이에 태어난 인물이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그 유명한 아킬레스입니다. 인간에게서 낳은 인물이 아킬레스였다면 아마 제우스와 결합해서 아들을 낳았을 경우 분명 제우스를 능가하는 아들이 태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튼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헤파이스토스는 헤라에 대한 분노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헤라 여신 생일 날 황금보좌를 만들어서 선물로 보냅니다. 의자가 마음에 든 헤라가 거기에 앉자 손과 발이 결박되어 어떤 신들도 그것을 풀 수가 없게 됩니다. 결국 디오니소스가 헤파이스토스를 취하게 한 후 당나귀에 태워 올리포스로 데려와서 모자를 화해시킵니다. 헤파이스토스가 만드는 물건은 어떤 신들도 변형이 불가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를 만들 때 진흙으로 그녀를 빚은 것도 헤파이스토스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파이스토스는 스스로 움직이는 ‘퀴베르네테스’를 만드는데 여기서 사이버와 사이버네틱스(인공지능)가 나옵니다. 이 헤파이스토스의 정식 부인이 아프로디테입니다. 가장 추하게 생긴 남신과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부부가 되었으니 그 둘의 결혼 생활이 어땠을지 예상이 가능합니다. 내일 소개할 올림포스 12주신 중 마지막 신인 아레스가 바로 헤파이스토스와 아프로디테의 부부생활에 끼여드는 내연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