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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이10

구르미 그린 달빛을 보고 슬퍼해야 하는 이유1편[구르미 그린 달빛]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과 채수빈이 연기중인 효명세자와 신정왕후 조씨는 누구인가?

안동 김씨를 견제하기 위한 풍양 조씨의 등장. 효명세자가 죽은 후 헌종, 철종 30년의 기간. 동아시아의 운명을 바꾼 그 시기에 조선은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아쉬움에 대하여.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순조시대 후반기를 배경으로하고 있습니다. 

순조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아버지인 정조도 만족해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정조가 죽고 왕이 됐을 때 나이가 11살입니다. 


너무 어려서 당시 대왕대비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했습니다.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경주 김씨의 세도정치가 시작됐습니다. 이 사람들 눈에 어린 순조가 눈에 보였을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대왕대비와 당시 벽파가 모두 아버지 정조와 순조와 배워온 것과는 다른 노선이었지만 고작 15살 때부터 왕다운 모습으로 친정을 했고, 18살 때는 시파와 손을 잡고 벽파를 몰아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때 순조를 도와서 경주 김씨를 몰아낸 사람이 안동 김씨인 김조순입니다. 김조순이 딸이 순조의 비가 되면서 이때부터 안동김씨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이 여인이 순원왕후 김씨입니다. 효명세자는 김씨의 아들인데 구르미는 사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있습니다. 


아무튼 안동 김씨의 도움을 받았지만 순조는 총명하고, 수완도 좋고, 결단력도 있고, 평생 부지런했고, 성실했던 왕입니다. 그런데 정조처럼 미래에 대한 청사진, 비전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왕입니다. 정치에 옳고 그름이 없다고 여겼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깊게 들어가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정치적 판단, 결정은 비변사(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회의, 국회의 통합된 모습) 에 맡기고 왕은 민생분양에 주력했습니다. 사람도 좋고, 성실하지만 존경할만큼 훌륭하다는 느낌은 받기 힘든 왕입니다. 


순조도 건강이 좋지 않아 즉위 10년부터  자주 병에 시달렸습니다. 

드라마에 중심소재인 홍경래의 난이 순조11년(1811)에 일어났는데 그때도 병으로 앓고 있었습니다. 홍경래의 난은 조선 후기때 일어난 가장 큰 농민반란입니다. 왕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렇게 잘못하지도 않았고, 백성들을 위해 열심히 했는데 이해할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자기백성들 수천명을 죽인 왕이되었습니다. 


그런데 순조13년에는 제주도에서 양제해의 모반기도사건, 순조17년에는 채수영의 모반기도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홍경래의 난만큼 큰 사건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소소한 문제들이 터지면서 시간은 지나갔는데 이런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왕은 병을 자주 앓았습니다. 그래서 순조 20년때 쯤이 되면 경연이나 신하들을 잘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순조가 정치에 지쳐있고, 몸도 아프고, 정말 쉬고 싶을 때입니다. 


순조는 아들이 두 명이 있었는데 둘 째는 어려서 요절을 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박보검, 효명세자가 외아들입니다. 효명세자는 순조 9년에 태어나서 4살에 세자가 되었고, 11살에 풍양조씨인 조만영의 딸을 배필로 맞았습니다. 이 딸이 [구르미]의 조하연입니다. 드라마같은 러브라인은 없습니다. 라온이 안나옵니다. 너무 실망하시면 안됩니다. 이 세자빈 조씨가 훗날의 신정왕후입니다. 이 여인도 안타까운 여인입니다. 남편이 왕이되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평생 세자빈이었고, 중전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들 헌종이 즉위하면서 바로 왕대비가 됩니다. 아들인 헌종 역시 후사없이 어머니보다 먼저 죽습니다. 그러자 안동 김씨 세력의 뜻으로 강화도령이라고 불리던 철종이 즉위합니다. 철종은 신정왕후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철종도 후사가 없이 죽으면서 종친중에 누군가를 왕으로 삼아야 하는데 그 결정권이 당시 대왕대비로 왕실의 제일 어른인 신정왕후에게 있었습니다. 


그때 이 신정왕후와 협상을 한 사람이 바로 흥선대원군 이하응이고, 이하응의 둘째 아들인 이재황(이희)을 효명세자(문조/익종)와 자신의 양자로 입적시켜서 왕으로 세웁니다. 이 분이 조선 26대 왕인 고종입니다. 채수빈이 맡은 세자빈 조씨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왕실여인입니다.  


순조 때는 안동 김씨가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순조를 도와서 경주 김씨를 숙청했지만 안동 김씨도의 세력도 견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순조가 며느리를 풍양조씨에서 맞은 것입니다. 이때부터 정치적으로는 안동김씨와 풍양조씨가 대립하기 시작합니다. 


순조는 세자를 정말로 아꼈습니다. 세자가 장성해 갈수록 중요한 행사를 항상 동행시켰습니다. 그런데 순조 27년 2월 효명세자에게 대리청정을 한다는 비망기를 내립니다. 이때 순조의 나이가 겨우 38살입니다. 그런데 어제 경종 이야기 할 때 숙종이 경종에게 대리청정 맡겼을 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본래는 신하들이 예의상으로도 반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조에게 꼬투리를 잡기 위한 궁요지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순조가 대리청정을 하겠다는데 신하들이 별로 반대를 안하는 것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번은 숙종때와는 완전히 상황이 다릅니다. 우선 순조는 아들을 정말로 사랑하고 아꼈습니다. 아들이 정치를 잘하고, 권력이 집중되고, 칭찬받는 것을 질투하지도 않았습니다. 


선조같은 경우는 자기 아들 광해군에게 대리청정을 맡기고 광해군이 인기가 많아지고 칭찬을 받으니까 얼마나 시기하고 미워했는지 모릅니다. 권력은 부모와 자식도 나눌 수 없다는 것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순조와 효명세자의 대리청정 모습은 매우 보기 힘든 좋은 모습입니다. 이렇게 효명세자가 19살 때 대리청정을 시작합니다. 지금 박보검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