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내용을 못들은 채 심상정 의원의 대통령 담화에 대한 비판 기자회견을 먼저 시청했다. 이후 많은 방송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를 국회에 넘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대부분 부정인게 당연하다. 탄핵투표 며칠 앞두고 시간 끌기라는 분석도 있었고, 이 와중에도 개헌꼼수가 들어가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저녁에 고대에서 노회찬 의원의 시국강연을 촬영하고 돌아와서 2시에 있었던 대통령 담화를 들었다. 모든 일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했고,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단다. 이 대목에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을까? 어쩌면 실재로 최순실이니, 차은택이니 그네들이 해먹은 돈들이 박근혜의 주머니로 들어오지 않았을 것 같다. 평생 부족함 없이 살던 박근혜가 대통령까지 된 상태에서 재물을 탐냈을 것 같진 않다. 그러면 사익을 추구하지 않은 건가? 이게 박근혜의 문제다. 박근혜가 최순실을 위해, 최순실의 딸을 위해, 최순실의 당골 병원 의사를 위해, 최순실 딸 친구의 아버지를 위해 권력을 동원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내가 챙기지 않고 친구와 그 지인들을 위해 한 짓이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거라 말하고 싶은 건가. 박근혜의 비극은 그가 대통령이라는 거다. 그냥 돈 많고 풍족한 부자집 인심좋은 아주머니로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오늘 연설문을 누가 써줬을까? 처음에 이런 마음으로 담화를 들었다. 개인적인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담화때의 박근혜는 1, 2차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내용이야 피해자 코스프레로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발표하는 자세와 태도는 분명히 다르게 느껴졌다. 지난 4년간 중 제일 인간적이었다고 할까. 살짝 눈시울이 붉어진 것도 같다. 세월호 때나, 1차 담화때의 거짓 눈물하고는 달랐다. 나름 고민했다고 믿는다. 어쩌면 여야가 합의해서 자신의 퇴진을 혼란없이 처리해 달라는 말이 그렇게 복잡한 분석없이 정말로 물러나겠다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다시 정신을 차리자. 지금 우리는 박근혜라는 한 여성, 한 개인과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권력의 최상층에 있는 대통령 박근혜를 마주하고 있다. 2달 전까지만 해도 감히 누구도 눈도 마주치지 못한 박정희 이후 최고의 권력자였다. 그 뒤에 움트리고 있는 뱀같은 모사꾼들이 가득하다. 박근혜의 인간적인 얼굴에 속지말자.
이완배 기자의 한국경제가 지금 얼마나 위기에 처해있는지 브리핑을 듣는 순간 아찔해 졌다. 저 박근혜가 국민들을 몇개월만 더 속였어도 어떻게 되었을까?
질서있는 퇴진? 웃지는 소리다. 대통령이 임기를 못채우고 퇴진하는 마당에 질서가 어디에 있나. 지금이 혼돈이고 혼란이다. 정부가 지금 마비된 상태인데 무슨 혼란이 더 있다고 질서를 운운하나. 썩은 살은 빨리 도려내야 한다. 아프다고 조금 조금씩 도려내며 고통만 더 커진다. 마취를 끝냈으면 단숨에 도려내자. 마취가 풀리면 고통이 있을게다. 지난 4년 저것들이 대한민국을 이렇게 휘젖고 다녔는데 아무렇지도 않을 수있다는 건 애시당초 기대도 하지 말자. 경제뿐 아니라 외교부분까지 일대 혼란이 올거다. 당연하다. 그건 감수하자. 지금은 최대한 빨리 박근혜를 끌어 내리는 게 제일 시급하다. 최대한 빨리 박근혜를 끌어 내리는 것이 가장 질서있는 퇴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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