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다스리는 환인에게는 여러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어질고 영특한 아들이 환웅이었습니다. 환인도 그런 환웅을 몹시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어느 날 환웅을 인간세상을 보며 처음에는 사람들이 착하고 순하고 평화로웠는데 날이 갈수록 성질이 거칠어지고 욕심이 많아져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가슴 아파하며 본인이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그들을 바르게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결심합니다. 이에 환인은 환웅에게 천부인 세 개와 환웅을 도와 인간을 다스릴 풍백, 우사, 운사 그리고 신하 3천 명을 데려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홍익인간)고 말했습니다.
인간세상에 내려온 환웅은 태백산 꼭때기의 신단수 아래에 이르러 그곳을 ‘신시’라 이름 짓고 풍백, 우사, 운사의 도움을 받으며 인간 세상을 다스렸습니다. 그러자 사람들뿐만 아니라 짐승들까지도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냈다고 합니다. 하루는 환웅이 어떻게 하면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정치를 할수있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곰과 호랑이나 나타나 사람이 되는 법을 물었습니다. 이에 환웅은 곰과 호랑이에게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참을성과 끈기가 필요한데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동굴 속에서 기도를 하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웅의 말을 듣고 동굴로 들어간 곰과 호랑이. 결국 호랑이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고, 곰은 100일을 견디며 동굴안에서 기도를 드려 여자 사람이 되었는데, 환웅이 이름을 웅녀라고 지어주었습니다.
웅녀는 용모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마음씨와 행동도 착하고 훌륭했으나 자기 아이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환웅에게 배필을 보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환웅은 인간의 모습으로 웅녀에게 나타나 그녀와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게 하니 이 아이가 단군입니다.
하늘의 신인 환웅의 핏줄을 타고난 단군은 비범한 능력뿐 아니라 인품 또한 훌륭했습니다. 그가 볼 때 사람들이 무리지어 여기 저기 흩어져 살고 있어서 좋은 정치를 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라를 세우기로 결심하고 도읍지를 찾아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도착한 곳이 아사달인데 북으로는 산으로 둘러싸인데다 동, 서, 남 3면으로는 강이 흘러 땅이 매우 기름지고, 또 강을 따라 서쪽으로 내려가면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어 한 나라의 도읍으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판단합니다. 아사달은 지금의 평양 부근인 백안산 기슭을 말합니다. 이렇게 해서 한민족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때가 BC 2333년으로, 1949년부터는 양력 10월 3일을 고조선이 건국된, 즉 개천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은 만주 랴오닝과 한반도 서북 지방에서 군장이 다스리던 부족들을 통합했습니다. 이후 단군 왕검은 1천 5백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다가 1천 9백 8살 때에 인간 세상을 떠나 신선이 되었다고 합니다.
위 내용은 고려의 승려이자 학자였던 일연이 저술한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신화의 내용입니다. 본래 단군이 세운 나라의 이름은 조선인데 후세에 이성계의 조선과 구별하기 위해서 고(古)자를 붙여 고조선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신화의 기능은 무언가의 기원을 이야기하는데 있습니다. 우주와 세상, 인류, 문명 등의 기원인데 단군신화는 한민족의 기원을 알려주는 신화입니다.
단군신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설득력있는 것은 초기 농경생활에 근거하여 활동하던 부족들이 있었습니다. 이 부족들은 사냥을 하거나, 집 주위에서 쑥이나 마늘 등을 재배하여 생계를 유지했을 것입니다. 이런 부족들 중에 한반도에서 경제적, 군사적으로 가장 앞선 부족은 환웅이 이끄는 무리였는데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날씨, 기후같은 것이 농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되어 하늘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종교관이 관직에 영향을 미쳤을테고 풍백, 우사, 운사 등의 관직이 생겨났습니다. 아마 주로 농경에 관계된 일을 맡았을 겁니다. 또한 환웅부족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른 부족들과 혼인을 하거나 전쟁을 벌였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곰을 부족신으로 섬기는 부족과 혼인을 통해 연합했고, 호랑이를 섬기는 부족은 제외시켰습니다.
환웅부족의 지배자와 곰을 섬기는 부족의 지배가의 딸 사이에 단군이 태어났고, 그가 조고선 건국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단군왕검 자체를 한 명의 개인으로 보지 않고 마치 이집트의 ‘파라오’와 같이 당시 제사장 역할까지 담당하는 왕을 가리키는 용어로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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